

الوصف
「씨네21」김혜리 기자의 영화에세이. 서른 편의 한국영화를 흑백 사진처럼 펼친 뒤 저자의 감상과 분석을 덧붙였다. 최근 영화 ‘밀양’뿐 아니라 1961년 작 ‘마부’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한국영화에 시선을 멈추었다. 영화 ‘거미숲’의 꿈 얘기로 시작된 저자의 영화기행은 ‘혈의 누’의 패배의 기록으로 끝난다. 책은 오랜 세월 영화와 함께 밤을 지새우고 애정을 고백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나 누구나 손꼽는 명장면이 선택되진 않았다. 저자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괴물이 나오는 장면이 아닌 한강 둔치 매점에서 가족들이 사라진 딸과 함께 정답게 라면을 먹는 판타지 장면을 꼽았다. 그 장면이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영화 속 사소한 오브제도 저자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태희가 만두를 먹는 모습과 ‘달콤한 인생’에서 선우의 초콜릿무스를 나름의 시각으로 분석한다. 영화마다 저자가 붙인 부제도 인상적이다. 영화 ‘질투는 나의 힘’은 ‘필요한 건 우상이었어’라든가 ‘용서받지 못한 자’는 ‘굴욕은 어떻게 순환되는가’라는 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