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초인의 언어 (잠언으로 철학하기, 삶을 위한 니체의 문체론)

Autor
이동용
Editorial
휴먼컬처아리랑
Publicación
20210127
ISBN
9791165370930
Área de registro del ISBN
Corea del Sur (ISBN 979-11)

Descripción

선구자는 늘 외롭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길동무가 있다면 그는 이미 선구자라 불릴 자격이 없다. 선구자의 곁에는 친구도 없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어서다. 혼자다. 고독하다. 홀로 길을 걷는다.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그가 선택하고 걸어간 곳은 밟히고 밟혀 길이 된다. 그가 한 말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불멸이 된다. 선구자는 죽었어도 그가 남겨놓은 말은 노래가 되어 기억 속에 되살아난다. 니체의 책들은 고전이 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읽혀지고 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등대가 되어 어두운 바다를 먼 곳까지 밝혀줄 것이다. 그의 언어들은 별이 되어 이토록 먼 곳에서도 삶과 사랑과 행복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길을 잃은 자에게 희망의 끈을 선사해준다. 심연을 근거로 살아가게 해준다. 스스로 수수께끼를 내고 풀며 삶을 이어가게 한다. 태초를 꾸몄던 그 말씀처럼 그의 말도 그렇게 존재를 선언한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고, 말하기보다 노래하고 싶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하나의 노랫소리로 들어주기를 원했다. 니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노랫말이다. 노래하며 철학의 길을 걷고 싶었다. 차가운 논리보다는 정겨운 위로의 소리로 가득 채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철학을 하고 싶었다. 결국, 그는 이성의 여정 마지막 길에서 《디오니소스 송가》를 부르며 광기의 세계로 접어든다. ‘나는 디오니소스다!’ 디오니소스가 되고 싶었던 정신은 결국 스스로 디오니소스가 되어 노래를 부른다. 디오니소스의 노래는 이성으로 알아들을 수가 없는 노래다. 논리를 넘어선 또 다른 논리의 노래다. 노래하는 정신은 황홀 지경과 무아지경으로 넘어간다. 선線을 넘어서며 새로운 선을 인식한다. 파괴하며 창조한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그 지경에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이성적 존재는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상이다. 초인의 언어는 니체가 창조해낸 언어다. 초인은 아직 존재한 적이 없는 인간이다. 그가 하는 말을 알아들으려면 수많은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하나의 외국어조차 제대로 습득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성을 가진 자가 접해야 할 마지막 언어로 니체의 언어를 꼽으면 어떨까. 어렵다! 당연하다. 낯선 언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언어를 배우고 나면 그 언어로 생각하는 세상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