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uraian
암자란 어떤 곳인가? 일삼아 암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이는 계절마다 발품을 팔았던 암자를 두고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덧없는 부끄러움과 낯선 진실들을 짊어지고 늙은 산길을 따라와 수행자와 눈 맞춤하며 나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 맑은 바람과 한 뼘 햇살만으로도 충분하게 몸이 씻겨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암자다.” 이를테면 암자란 돈오각성(頓悟覺醒)의 경지를 설하는 도량은 아닐지라도 일로정진(一路精進)의 향기가 배어 있어 사람을 편안하게 맞아주는 곳일 성싶다. 설핏 욕심을 부린다면 인생길의 좌표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는 곳이라는 것. 삼독의 번뇌를 씻어내는 기도와 위로 탐욕(貪欲)과 진에(瞋?)와 우치(愚癡), 곧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의 세 가지 번뇌에서 비롯되는 삼독(三毒)의 습관으로 찌든 일상을 위로받을 길은 없을까? 조곤조곤한 필치로 독자들을 암자로 이끄는 글쓴이는 암자야말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슬며시 귀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