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is
2008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경희의 두 번째 장편소설. 첫 소설집 <도베르는 개다>에서 정직성을 담보로 한 문장들로 삶과 현실의 눅진한 맛을 녹여낸 작품들을 선보인 바 있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지나간 시간이 가진 감성의 울림과 향수'를 일깨우고 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영향으로 시골 마을에까지 불어 닥친 변화의 바람. 작가는 어쩌면 자신이 그 시간을 기억할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친구들을 불러내고 고향 마을의 풍경과 설화 같은 소문과 풍문을 짜깁기해서 만들었다고 말한다. 지금이라는 시간이 과거로부터 생성된 것이며,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기억의 숲>은 상기시키고 있다. 박씨들만 모여 사는 명달리 마을에 외따로이 떨어져 있는 중미네 가족. 새마을운동의 시작으로 마을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지만, 중미네 가족은 반쪽짜리 박씨라는 이유로 고립된 채 마을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한다. 그러나 열두 살 중미는 결코 기죽지 않는다. 재작년 홍수 때 집 앞 냇가에서 건져 올린 선글라스 속에 모든 두려움을 감추고 자신의 운명에 당당히 맞선다. 그러던 오월의 여름, 아카시아 향기 가득한 여름 숲에서 그동안 중미가 몰랐던 비밀들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언니와 우편배달부, 엄마와 벌 치는 양씨와의 이상야릇한 관계, 그리고 집에서 쫓겨난 고모와 중미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아버지가 숨기고 있던 비밀까지. 중미는 쉽게 헤어 나올 수 없는 눅진한 여름 숲에 갇힌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