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is
어느 가을, 마당을 쓸던 제자가 스승에게 말했다. "스님, 낙엽을 깨끗이 치웠습니다." 이를 본 스승은 나무를 흔들어 낙엽 몇 장을 흩뿌리곤 말했다. "가을은 원래 이런 것이다." 선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번뇌를 다루지 않는 것이다. 선불교는 번뇌를 긍정한다. 번뇌의 소멸을 기대하지 않으며, 욕망과 정서로 펼쳐지는 번뇌의 세계에 기꺼이 응한다. 상좌부불교의 아라한들이 보리수나무 아래 앉아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절멸하고 있을 때, 선종의 선사들은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가득한 저잣거리를 노닐었다. 아라한들이 춤과 노래에 눈을 감고 귀를 닫은 채 분소의와 발우 하나로 금욕적인 삶을 살아갈 때, 선사들은 거문고를 튕기고 차를 즐기며, 깨달음의 시를 지었다. 선종에서는 아내가 있고 아이가 태어나는 것이 그들의 깨달음과 모순되지 않았다. 초기불교에는 깨달은 재가자가 없지만, 선불교에서는 깨달은 재가자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